"워킹 데드"란 인기 미국 드라마가 있다.

 

동명의 원작 만화를 소재로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인데.

보통의 좀비물의 주 코드는..감염성과 인육을 뜯어먹는 잔혹성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이 드라마는 공포장르 포장을 입힌 "정치물"다.

좀비라는 인간의 천적이 나타난 위기 상황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사회군상을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하면서

"인간"이란 존재의의와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한다.

 

이 원작들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명의 인디게임이 있다.

드라마와 다른 점이라면 게임 "워킹데드"를 시작하기 전 "당신의 선택이 이후 시나라오에 영향을 미칩니다"라는 한 줄의 문구가

뜬다는 것이다.(그리고 실제 선택에 의해 주변인과의 관계,생사가 결정나게 된다.)

 

- 작은 선택에도 주변사람들의 주인공에 대한 평가와 이후 시나리오 진행 방향이 갈리게 된다.

 

이것이 그저 한낱 5M짜리 세이브파일에 불과한 기록(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완전히 바꿀 수 도 있는)으로

남을 지언정 나의 선택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게 되다 보니 보다 "정의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선택..

 

사람들은 누구나 살면서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사소한 점심 메뉴부터 타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중대한 결정[각주:1] 까지..

선택을 하지 않고서는 스스로 삶을 산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고 선택을 포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인간의 정의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도 하지 않는가.

 

 

- 우연히 발견한 주인없는 차에 실린 각종 생필품들을 가져갈 것이냐 그냥 둘 것이냐로 사람들의 의견이 갈린다.(게임 워킹데드 中)

  

- 효율성과.. 정직..당신의 선택은?

 

이제 변호인이란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이 영화 시작 전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허구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각종 영화적 장치에 허구가 포함되었을 뿐,

나머지는 우리가 실제로 겪었고 피해자들이 지금까지도 고통을 받고 있는 실제의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을 했던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 속 송우석이란 인물은 여느 평범한 가장과 같은 꿈을 갖고 있던 인물이다.

그런 평범한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했던 직업이 변호사였고 그 안에서 그는 매우 잘나가는 인기만점 '스타 변호사'가 되는데 성공하였다.

그런 그가 직업으로서의 변호사에서 그 직업이 가지는 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는 변호인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되면서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닌 자신과 가족의 신변마저도 보장받을 수 없는 한 치 앞날 가늠하기 어려운 고달픈 삶으로 변해버리고 만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 쪽이 먹먹해져왔다.

 그것은 희망적으로 끝난 영화의 엔딩과 달리 송우석으로 대변된 그분이 선택했던 삶의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선 자들의 현재의 사회적 위치와 권위가 그때와 대비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실패했다. 그의 삶의 끝은 비극이었다. 

 그는 과연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일까. 우리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야 할까.

  저들이 말하는데로 선택하여 잘먹고 잘살게 되는 삶이 과연 옳은 삶일까.

 

 잠시 게임 "워킹데드"로 돌아가자.

 워킹데드 게임의 결말 역시 다소 암울하다.

 수많은 선택을 해도 결과적으로 남자 주인공의 결말은 비극이다. 그러나 그가 목숨바쳐 지키고자 했던 한 소녀는 살아남게 된다.

 그리고 게임을 하며 내가 선택했던 과정과 평판,소녀가 보고 배웠던 가치관 역시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게 되고 그 데이터가 이후

 나올 후속작에 그대로 반영되어 그 소녀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록 게임이긴 하나 선택의 기준은 하나였다. 바로 살아남게 될 소녀에게 보다 올바르고 보다 정의로운 삶의 방향을 알려줄 수 있는 선택.

 그렇기에 주인공의 결말이 비극이다 하여도 기분은 매우 좋았다.

 그 소녀가 바로 내 자식과 같았고 미래의 희망이었기 때문이었다.

 

 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선택과 삶의 방향을 지지한다.

 

 비록 선택의 결과가 그 분 개인의 삶에서는 실패하였다고 해도 그 선택과 살아온 길은 "정의로웠다"고 역사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부패정권의 하수인이었던 자들의 삶이 현재 아무리 결과적으로 "성공"이어도 역사에는 그들의 삶이 "부끄럽게"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를 배운다. 비겁해서 그 분들만큼 전면에 앞장서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하는 삶을 살지는 않지만 

 최소한 내 자식에게 이 부끄러운 역사가 너희들이 지향해야 할 삶의 기준이자 성공의 방향이라고 가르쳐주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나는 내 자식들이 보다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올바르고 정의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부끄러운 부모로 기억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제 1 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 2 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 명시된대로 대한민국은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이다.

 그런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셨던 과거와 현재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1987년 2월 박종철군 추도식 중 경찰 강제진압에 항거하고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영화 변호인 마지막 장면으로 재연출 됨)

 

  1. 극한의 상황일 수록 선택은 타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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