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관련된 수업을 수강한 탓에 기말고사 준비를 위해서 자료를 찾고 있던 중 조금 재미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일단 사진부터 보자면..

덴지쿠 도쿠베라는 실존하였던 인물이고 임진왜란이 종료된 후 종종 일본 극화에 등장하였던 인물인데..저 익숙한 손동작과 두꺼비를 보고 있자니..문득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었다.


일본 코믹스 "나루토"에서 등장하는 두꺼비술사 지라이야다.

덴지쿠 도쿠베라는 인물을 설명하려면 임진왜란 당시의 진주성 전투를 이야기 해야 한다.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그 전투에서 결국 장렬히 전사하신 김시민장군..
그는 임진왜란 이후 일본의 극화에서 "모쿠소관"이란 이름으로 불리워 지게 된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일컬어지는 극작가 지카마쓰 몬자에몬에 의해서 모쿠소관은 조선의 맹장 "모쿠소판관"이 되는데 극화에서는 2차 진주성 공략당시 진주성을 함락으로 이끌었던 서예원 목사가 김시민 목사로 변형되어 가토.고시니 두 일본 장수에게 붙잡혀 능지처참당하는 장면으로 변형되어있다. 그만큼 1차 진주성 당시 왜군들에게 김시민 장군은 공포의 대상이자 그들 입장에서는 철천지 원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이런 지카마쓰의 본조삼국지에서 약 반세기가 흐른후 김시민은 모쿠소관이란 이름으로 왜군에 원한이 가득한 조선장군역할로 "덴지쿠 도쿠베 사토노스가타미"란 작품에 등장하게 된다.

여기서 모쿠소관이 할복하면서 자신의 친아들에게 조국 조선의 원한을 갚아줄 것을 당부하는데..

이 친아들이 바로 덴지쿠 도쿠베이다.
그 후 덴지쿠 도쿠베는 왜에 대한 복수의 길을 나서게 되고 그러기 위해 심지어 자신과 관계된 모든 인정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어머니와 처자식까지 죽여버리는 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원래 덴지쿠 도쿠베는 실존하였던 인물로 에도전기 시절 15세부터 세 번에 걸쳐 인도까지 항해한 체험을 가진 선원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해외로의 도항은 물론이고 해외의 일본인도 귀환하는 것이 금지된 근세 일본의 쇄국하에서 인도까지의 경로나 풍습.산물등 색다른 경험과 이국적 이미지로 인해 점차 후대에 전설적인 인물로서 전해지게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작품인 "덴지쿠 도쿠베 기키가키오라이"라는 작품에서는 역시 덴지쿠 도쿠베는 조선의 신하 쇼린켄의 아들이면서 외국에서 온 두꺼비 요술사로서 등장하게 된다.
그가 일본에 대한 원한으로 일본을 전복시키기 위해 왔으나 두꺼비 요술이 일본의 위세에 눌려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던 차에 막부에 대한 반역을 꾀하려다 그것이 발각되어 할복 자살하던 미요시 나가요시로부터 그의 탯줄과 집안의 계보를 건네받으며 원수를 갚아줄 것을 요청받게 된다. 그로인해 그는 일본 전복에 큰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일본의 전통극에서 조선인 도쿠베의 일본제패가 순조롭게 진행될리는 없고 결국 일본의 지자(智者)로 불리는 다키가와 사콘노스케가 두꺼비는 뱀을 무서워 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뱀의 해, 뱀의 날 , 뱀의 시각에 태어난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도쿠베의 두꺼비 요술을 격파하게 되고 이후 도쿠베는 마법이 파괴되어 힘을 잃고서 스스로 목을 잘라 최후를 맞게 된다.

어찌되었든 덴지쿠 도쿠베는 히데요시의 조선침략에 대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조선인의 아들로서 일본전복을 목표로 복수의 화신으로 그려졌으나 결국 뱀에 의해서 요술이 파괴되어 그 복수는 미완에 그치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제 나루토로 돌아가보면 나루토의 "지라이야"는 그 설정이 이 덴지쿠 도쿠베에서 대부분을 따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닮아있다.
그의 방랑벽이라든지 두꺼비를 이용한 인법의 사용 그리고 다른 나뭇잎마을 닌자들과는 다른 이국적 이미지(가부키복장을 하고는 있으나 외모에서 풍기는 예로 강한 턱선과 하얀 백발..그래서 가장 이국적 이미지로 그려진 나루토에 끌림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재밌는 것은 과거 근세시대의 일본 극화에선 일본을 전복시키려는 일본인의 입장에선 "적"의 이미지였고 결국 실패하는 복수극으로 끝을 맺지만 20세기 최신 만화에선 상황이 서로 바뀌어져 있다.

즉, 지라이야는 나뭇잎 마을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전설의 3닌자이고 과거근세문학에서 일본을 구한 뱀의 술사 사콘노스케는 오히려 닌자국가들의 전복을 꾀하는 악의 화신 오로치마루가 되어있다는 점이다..

시대는 변하고 여러가지 소재가 다양하게 각색되고 새로운 시각에서 여러 창작물들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일본인들..아니 동시대에 이 만화를 보는 한국인들도 이 만화에서 정의의 사도로 세계를 구하는 중심인물 중 하나가
"한국인"이 모델이 되었고 그 탄생배경이 진주성전투에서 왜군 참패의 선봉인 김시민목사에 대한 일본인들의 두려움과 선망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참 재밌는 일이 아닐 수 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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