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동막골..
1. 영화 내내 뭔가 친숙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장진 감독이 총제작을 맡은 작품이더군요..여기저기서 장진식 개그라든지 장진식 연출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영화를 보던 중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요즘보면 꼭 적군이 더 마음도 넓고 성격 좋게 나오더라" 북한군이라고 하면 그간 악의 근원이자 절대악으로만 다뤄져왔는데..뭐 이젠 북한군도 한 사람의 따뜻한 심장을 가진 인간이였다는 "사실"을 알려줘도 되지않는가요? 전쟁 중 민간인 학살은 아군이든 적군이든 상관없이 이루어졌죠. 전쟁은 사람에게 내포된 폭력성을 가장 극대화 시키니까요..
3. 멧돼지 신은 분명 영화 속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화합의 장을 여는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이기도 합니다. 후반부 폭격씬에 비해 너무나 엉성한 그래픽 처리 수준이 아쉽습니다.
4. 멧돼지고기 나눠먹는 장면에서 느낀 것은 음식이라는 것은 반드시 살기위해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한다는 의미이외에도 사람과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며 서로를 친숙하게 만드는 어떤..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전달한다고 할까요..나눠먹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겠죠.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처럼 하나의 냄비에 여럿이 숟가락을 담근다든지 하는 게 더 정감있어보이고 나눠먹는다는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간염이니 뭐니 전염병과 위생따위는 이차적인 문제일 뿐..
5. 원래 개그맨들이 진짜 연기를 잘 하시는 편입니다. 다른 이를 웃기기위해선 사람의 희노애락의 감정을 잘 깨우치고 있어야 가능한 것일 테니까요..그만큼 가장 꾸밈없이 인간적인 연기가 가능하신 것 같습니다. 임하룡씨가 연기가 좀 된다고 새삼 놀랄 필요는 없지요..이미 그전부터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조연 및 단역연기들로 연기력을 입증받아 오셨으니까요.
6. 가슴 푸근하고 따뜻한 너무나 순수한 판타지 영화 속에 내포된 잔혹한 현실성은 마냥 이 영화를 즐겁게만 감상할 수 는 없게 만드는 군요. 그렇게 많은 피를 보여주지 않았었더라면 어땟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또한 연합군의 민간인 학살 및 폭격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암울한 과거현실이지요..
7. 마지막에 죽음을 초월한 듯한 그들의 미소는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들은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살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그래야 그들이 목숨을 걸고 동막골을 지키려 했던 것이 의미가 있어지는 것이지 않겠습니까..그리고 기왕이면 살아서 동막골에서 살아가기를 바랬습니다. "다시 돌아올 거죠?" 라는 물음에 답을 해주길 바랬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중 가장 맘에 안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장진씨는 과거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도 죽음을 미화하는 듯한 사상을 많이 내포하였는데 여기서도 어느정도 그의 사상이 적용된 것 같습니다.
8.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서정적인 분위기의 음악들로 영화 전반에 잘 녹아들고 있긴 하지만 그다지 귀에 팍팍 꽂히는 그런 느낌은 아니군요..그저 저기~어느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서 들어본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다소 식상합니다..물론 듣기엔 좋은 음악이긴하지만 좀 우려먹기한다는 느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