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벨코믹스의 캐릭터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원작들의 코믹스 판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들의 내면적 갈등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만..단기간에 관객들을 사로잡아야하는 영화의 측면에서는,액션성과 드라마 두가지 토끼를 동시에 잡기란 참 힘들기 마련입니다.
물론 스파이더맨처럼 두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잘 조화시켜내는 성공적 케이스도 있습니다만 엑스맨의 경우는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일단 캐릭터들간의 심리적,사회적 갈등요소보다는 액션성 그 자체에 충실합니다. 아무래도 캐릭터 수 자체가 훨씬 많다보니 모든 개개인들의 입장을 다 다룰 수 없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일 수 있겠습니다.
비록 원작 엑스맨의 방대한 세계관과 인간사회와 초능력인사회의 갈등요소, 다양한 캐릭터들의 독창적 능력들과 방황의 모습 등을 모두 섭렵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메세지 하나는 놓치지 않고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의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해준다는 인간사회가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의 탄생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그들을 억압하고 탄압하려는 이기성을 보여주며 인간이 진정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자세에 대해서,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자세에 대해서 어필하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가장 인간다워야 할 인간은 인간답지 못하고 오히려 인간에게서 배척받는 이들에겐 하나같이 서로 다른 능력(개성)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선 최소한 그들의 능력의 상중하 따위를 따지고 들거나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습니다.
결국 그저 남들과 다를 뿐인 자신들을 인간들은 병으로 단정하고 "치료"하겠다는 선언에 그들은 그들의 생존권 자체에 위협을 느끼고 단결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엑스맨3편은 이제 과거의 인간대 엑스맨의 대립과정을 좀 더 확대시켜 전면전화시키면서 그안에서 다시 엑스맨 대 엑스맨의 갈등구조로 대대적인 "파워게임"의 서술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초능력들의 화려한 시연회의 한 장으로써 무더운 한여름 화끈한 블록버스터영화로서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매끈하게 멋들어진 영화를 관객에게 선사해줍니다.
하지만 인기 캐릭터 중 하나였던 사이클롭스가 별다른 활약없이 순식간에 초반퇴장 당한다든지, 거의 최강급 캐릭터 중 한명이라 할 수 있었던 로그의 퇴장..심도깊은 내면 갈등요소의 부재..그리고 이건 국내만의 문제이겠습니다만..자막번역에서의 너무 어이없는 의역수준 탓에 다소 안타까운 점이 보입니다.
자막번역의 경우는 엑스맨 2편의 경우에서도 티브이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를 굳이 끼워넣는 바람에 영화 내에서 본래의 의미 전달을 왜곡하는 경우가 보였습니다만..3편에서도 그렇다는 것은 아마 같은 번역인을 쓴 것이라 유추됩니다.
일단 이 3편으로 그간의 시리즈를 마감하는 듯 합니다만..앞으로 또 나오지 말란 보장 또한 없겠죠^^ 아무튼 이번 3편은 여름철 액션블록버스터라는 이름값은 톡톡히 보장해주는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덧글:여담이지만 진그레이의 무한한 파워로도 울버린의 바지만큼은 못 부수나 봅니다^^..재질이 뭘로 만들어졌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