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를 처음으로 느낀 도시는 베네치아였다.

1. 베네치아
:베니스(베네치아)는 항구도시로 일반 내륙도시처럼 버스나 전철보다는 대부분 좁은 골목골목의 운하를 다니는 곤돌라나 바포레토가 주요 대중교통이었지만..좀 비쌌다.

워낙 도시 거리 자체가 좁고 골목이 많아서 자칫 길을 잃기가 쉬워보였지만 곳곳에 설치된 지시표를 보고 다니니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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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 유럽대륙에서는 햇살이 강하더라도 습기가 없어 그늘만 가면 참을만 했는데 이태리의 더위는 기존의 유럽국가와는 사뭇 달랐다. 바다를 인접해서인지 습기도 강했고 햇살도 더 강했다.
게다가 워낙 도둑과 소매치가가 잦은 국가라그런지 느닷없는 여권검사까지도 당했는데 여행 전에 이태리엔 여권검사를 가장하여 가짜 경찰이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은지라 상당히 긴장되는 순간이었었다.
명찰도 없이 영어도 잘 안하는 두 경찰이 여권검사를 한다며 보여달라는데 무전조회시간도 좀 길게 느껴졌고 은근히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슬금슬금 뒷걸음 치는 모습에 혹시나 도망가려하면 후쳐치려고 내심 무거운 삼각대를 힘있게 움켜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할 정도로 긴장되었으나 그 사람들은 진짜 경찰이긴 경찰이었는 모양이었다.
베네치아는 좁고 냄새도 나고 불편한 도시였지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인만큼 그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도시임에는 틀림없었다.
좀 피곤해서일까 야경이 좋다는 베네치아를 뒤로하고 조금 이르게 숙소로 돌아와 쉬고서 내일의 로마여행을 대비하기로 했다.

2. 로마-1일째

:베네치아에서 주간열차를 타고서 로마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한나절이었다. 다행히 숙소는 로마 떼르미니 역 바로 앞에 위치한 터라 어렵지않게 찾고서 짐을 풀고 바로 여행을 시작했다.
일단 먼저 찾아간 곳은 포로로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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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도 그랬지만 로마의 첫인상도 좀 더럽고 냄새난다 였다..특히나 테르미니역 근처에는 노숙자나 부랑자가 많았고 조금만 구석진 곳에는 어김없이 화장실 냄새가 진동하였다. 뭐..아예 대놓고 볼일을 볼 정도니..
그래도 분명 멋진 도시임에는 틀림없었다..오후 늦게나 도착해 잠시 둘러보았음에도 특히 포로로마노의 경우는 거의 다 부서진 건축물의 터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웅장함과 옛 로마의 명성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로마의 야경도 굉장히 멋있었지만 몇몇 한국 여성분들은 지레 걱정을 하면서 밤거리를 나설 생각을 접으시는 분도 있었지만..들리는 것 보다는 그리 위험해보이지만은 않았다.

3. 로마-2일째

:로마의 2일째는 바티칸 시국 투어로 시작했다. 이것은 미리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 투어를 예약해 놓은 터라 간만에 한국인의 안내를 받으며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일부러 아침일찍 출발하였음에도 이미 바티칸 시국을 둘러싼 담벼락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로 수키로미터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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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리 안의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바티칸 시국.. 바티칸 시국 투어는 한국인 가이드에 의해서 그간 대충 눈도장만 찍고 지나쳤던 이전 박물관들에 비해선 그림이나 작품에 대한 설명도 많이 듣고 또 개인적으로 성서도 좀 읽은 편이라 성서 관련 예술품들은 이해하기도 쉬운 편이었다.

바티칸 투어는 겉으로만 가톨릭 신자인 나에겐 큰의미로 다가왔었다. 다시 성실히 성당을 나가볼까하는 생각도 잠시 다시 가져봤지만..너무 대단한 화려함이 또 부담이 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종교개혁이 일어났을까...ㅡ.ㅡ

괜히 삼각대 가지고 갔다가 박물관 입구에서 보관소에 맡겨야만 했는데 막상 투어 끝나고 나니 박물관 문 닫아버리고서는 물건 찾으려면 다음주 월요일에나 오라는 것이 아닌가..내일이면 떠나야 하는데ㅡ.ㅡ 항의하니 광장 베드로성당에 있는 보관소로 가보라길래 다시 빙빙 돌아서 광장으로 가니 한 경비원을 따라서 바티칸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은근히 교황을 볼 수 있지나 않을까 싶었지만..그냥 입구 근처의 사무실에서 삼각대만 다시 찾아들고서 나오게 되었다.

바티칸을 벗어나 다시 로마 시내 여행을 하며 트래비분수의 야경을 끝으로 로마의 두번째 날은 저물어 갔다.

4. 로마-3일째

: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일단은 경찰서 부터 찾기로 했다. 런던에서 분실한 카메라에 대한 신고서를 작성하기 위함이었다.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싶었지만 그쪽에서 그냥 알아서 신고서 한장을 건네주었다.이미 몇 몇 사람들이 먼저 와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는데..도난사고가 빈번하긴 빈번한 모양이었다.
아무튼 사람많고 북적이는 곳에선 절대 자신의 짐을 손에서 떨어트려 놓으면 안되는 법이다.
신고서 작성이 끝난 후 다시 로마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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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날은 느긋하게 그간 못 둘러봤던 곳이나 다시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곳 위주로 돌아다녔다.
스페인광장에서는 로마의 휴일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고 그 앞으로 죽 늘어선 명품 쇼핑 거리도 눈요기하기엔 적당했다..막상 사기에는 너무 비싸서 좀..형의 부탁이 있어서 한 번 둘러보긴 했는데..사실 내 돈주고 명품사진 않을 듯..누가 선물해주면 모를까..까짓 지갑 하나가 수십만원이나 하니 원..

이태리의 모든 면을 본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단면으로는 참 아이러니한 국가라는 느낌..
세계 최고의 패션브랜드의 중심지이면서 화려함과는 어울리지 않게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거리.. 세계 최대 규모의 신자를 거느린 카톨릭종교의 본거지인 바티칸이 위치한 도시이면서도 도둑과 소매치기 사고로 악명높다는 점이 신기하다고 할까..

아..성격이 좀 거친 점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도 비슷해보이기도 한다. 자동차 클렉션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인 곳은 이곳이 처음이면서도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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