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공포영화

프로메테우스, 2012

루다아빠 2012. 6. 11. 19:39

 

프로메테우스란 영화를 말하기에 앞서 동일감독의 1979년작 에일리언을 빼놓을 수가 없다.

감독은 프로메테우스가 에일리언의 프리퀄이냐는 질문에는 부정하였고

단순히 동일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영화로 봐달라고 했다고 한다.

 

감독의 말대로 에일리언 시리즈라고 하기엔 조금 세세한 설정에서 다른 점이 보이고

더군다나 정작 우리에게 익숙한 에일리언 모습은 거의 보이질 않으니 기존 시리즈와는

별개로 볼 수도 있겠으나..

 

마지막 에일리언 성체의 등장씬이나 에일리언 1편에서 해명되지 못했던 "스페이스 쟈키"의 존재만큼은

확실히 확인된 셈이니 에일리언의 프리퀄영화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외 깨알같은 시리즈 팬 서비스들도 다양하다. 오프닝 타이틀 나열 방식이라든지..

스페이스쉽의 항해설명 방식..머리가 뜯기는 안드로이드..엔지니어들의 우주선 모양 등등..)

 

세계관을 공유함을 넘어서 시리즈 전통의 여성이 중심이 된, 여성들이 흔히 가지기 쉬운

출산과 삽입공포증에 대한 코드도 이번 영화에서 빠짐없이 등장한다.

 

굳이 공포코드를 빼놓더라도 SF영화란 장르는 사실 호러영화의 장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외계인 = 미지의 존재이며 오랜 정설에 따라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로 표현되어 왔기 때문이다.

 

어느날 자신들만 살던 정글 한 복판에 여러가지 신기한 복장과 도구를 갖춘 인간무리가 들어오는 것을 본 원숭이들은 인간들에게 어떤

감정을 갖게 될런지를 생각해보면 외계의 존재란 그리 가볍게 다룰 소재는 아니기에 호러장르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본다.

 

더우기 최근 SF영화의 추세를 보자면. 어설프게 인간세상에 쳐들어왔다가 쳐부숨 당하거나,

인간의 수호천사  또는 인간에게 관리당하는 대상정도로만 표현되어왔지만,

이 영화에서 만큼은 오랜만에 외계생명체에 대한 위압감과 두려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

 

거기에 가히 경이롭게만 느껴지는 자연경관과 스페이스쉽의 웅장한 CG는

내가 왜 3D영화에 대해 편견을 가지게 되었는가하는 후회를 남겨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여주인공의 자가적출수술장면이 가장 압권!)

 

신화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었고 동시에 신을 경외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처럼 창조주는 자신의 피조물이 항상 자신의 아래에 있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프로메테우스의 형제과 티탄족은 자신들의 창조주에

맞서 반란을 일으킨 것 처럼..반대로 피조물은 자신의 창조주를 넘어서고자 하는 본성이 있는 것 같다.

 

인간이 자신의 창조주(엔지니어)와 동일선상에서 대면하고 싶어했던 것은 엔지니어의 입장에서는 분노를 살만한 일이었을 것이고

자신의 창조주에게 불경(?)한 실험을 시도하는 안드로이드 역시 자신의 창조주인 인간을 뛰어넘고자하는 자연스런 욕망의 분출이었으리라.

 

끝없이 자신들의 기원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주인공들이었지만 어느 누구도 해답을 주진 못한다.

그렇지만 해답은 사실 간단한 것이 아닐까..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지면 모든 것은 시작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