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그외영화

디스트릭트 9(District 9, 2009)

루다아빠 2009. 10. 21. 19:15

보통 영화를 보기 전 사전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보는 편이기 때문에 한 순간 낚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국내 홍보를 위해서 피터잭슨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건 좋지만 그래도 실제 감독은 닐브롬캠프라는 사실은 어느정도 포스터에 명시해줬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안그래도 영화는 너무나 분명하게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이것도 감독인지도에 따른 일종의 차별(?)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영화의 배경은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을 격리수감하고 있는 디스트릭트9이 배경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내려온지 수십년 동안 각종 범죄와 민원이 끊이지않자 결국 국제기구 MNU는 그들의 강제이주를
계획하는데..

국제기구가 내세우는 명분은 외계인때문에 불안정해져만 가는 질서..치안율이다.
그들이 얌전히 살지 않고 쓰레기를 뒤지고 범죄를 양산하기 때문에 -> 치안 불안정 -> 질서 유지 및 시민 안전을 위한 강제퇴출의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뭔가 한국이라는 나라의 드래곤구 드래곤마운틴과 상당히 비슷해보이는데..?)

과연 그들이 지구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약탈을 일삼는 근본이 썩은 외계생명체라서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굶주림으로 지구에 불시착해버린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생계수단 조차 마련해주지 않고 쓰레기더미 가득한 허허벌판에 방치하고 격리시키려고만 한 것이 원인이었을까..

그들의 우주선이나 무기체계 등만 봐도 지구에 비해 동등 이상의 문명이 발달된 곳임을 알 수 있듯이..
문명인을 문명인답게 대해주지 않을 시에는 결국 문명이 배제된 폭력양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나와 다르게 생겼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집단(혹은 개인)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명적이지 못하다.
아울러 나보다 약자인 사람들 마저도 비정상 혹은 "발전"을 위해 희생될 수 밖에 없다고 규정하는 것 또한
문명적이지 못하다.

1996년 남아공 정부가 디스트릭트6라는 백인전용주거지로 공표하며 흑인들을 내쫓았다.
그리고 2009년 현재 그 배경을 토대로 SF영화 디스트릭트9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6이 9가되고 9역시 6이 되는 건 한 순간이다.

우리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서 천대받던 시절은 불과 수십년 전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서방백인과 동남아시아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비교해 보면 그때 당시 설움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하다.

덧: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데드얼라이브의 주인공 티모시 발므와 꽤 닮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혹시나 검색해봤더니 아니었다..데드얼라이브의 주인공 역시 무진장 허둥대고 고생하는 모습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