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 발렌타인 3D ,2009
블러디 발렌타인 3D는 1981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를 최신기법으로 리메이크한 영화이다.
본인은 원작을 보지 못한 관계로 리메이크작이 얼마나 본작의 명성에 충실했는지 아닌지까지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우선적으로 관객의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시키는 3D기법을 활용하는 데 호러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은 꽤나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영화는 3D기법을 십분 활용하여 굉장히 자극적인 장면을 영상에 내놓는데 사실 3D를 너무 강조하려는 나머지 쓸데없이 고어씬을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격한 영상을 자랑한다.(혹은 3D이기 때문에 더 자극적으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가학적인 매력면에서는 근래 슬래셔 호러물 중에서는 단연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과거 80년대 기창조된 동명 호러물의 리메이크이다보니 과거 살인마시리즈 물에서 간혹 등장하곤 하던 설정이 곳곳에 눈에 띄인다.(원작 피의 발렌타인 역시 당시 유행하던 슬래셔 호러물들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난 혁신적 작품은 아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어떠한 계기를 통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살인마의 등장과 죽음(인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는 애매모호함)..
일정기간동안의 시간의 경과 후 다시 이어지는 악몽의 부활..
그러나 그 망령의 부활을 경고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한낮 기우 혹은 과대망상으로 치부받으며 무시당하지만 그 무시의 결과는 처참하다..
이처럼 호러영화에서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곤 하는 주인공들의 경고를 현실의 안일함 속에서 무시하곤 하는 일반 대중들의 결과가 참혹하게 그려지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지 이번 블러드 발렌타인에서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엄연히 탄광의 대주주로서 한 마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일종의 지배계층이라는 점이다.
그가 10년만에 돌아와 탄광을 매각하려하지만 마을 경제의 원동력이자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탄광의 매각을 환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자신이 가장 믿고 싶은 옛사랑의 그녀마저도..
그리고 시작되는 살인의 시작..그는 지속적으로 망령의 부활을 주장하고 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계속 죽어나간다.
결국 스스로 전모를 밝히려고 하지만 그가 마주치게 되는 현실은 결국 그 망령은 스스로가 만들어내 퍼트린 거짓에 불과하다는 사실 뿐..
80년대 호러영화 속 정치적 메세지가 풍요로움 속에서 점차 희석되어가는 대중들의 비판의식 부재를 경고했다면 21세기에 리메이크 된 블러드 발렌타인은 자신들만의 권력과 이익을 위하여 있지도 않는 위험과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는 현실 세계 속 지배계층들에 대한 냉소가 아닐까.
이것은 비단 대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미국의 거짓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정부 여당 및 국정원이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전쟁공포 및 반북,반공주의의 허상을 투영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