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넋두리

심신이 피곤하다

루다아빠 2009. 1. 21. 17:00
심신이 피곤하다..

작년 연말 즈음부터 연초까지 몰아닥친 일거리와 잦은 야근 탓인지
아니면 그냥저냥 살던 거주지가 변경되면서 환경적응과정인지..
아무튼 심신이 피곤해진 관계로..

아침에 도통 눈을 뜨기가 힘들다..

그래도 집나서기 10분전에는 머리에 왁스질해놓고 식빵 한조각 구울정도로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은 드라이라도 적당히 하면 좋은 수준이다.

주말에 대구에 좀 다녀오고 나니 기가 차다 못해 분노에 눈시울이 울먹거려지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정권은 결국 사회안전망 밖에 벗어나 몸부림치던 철거민의 생명을
법과 원칙을 지킨다는 명목아래 빼앗고 말았다.

이런마당에도 여전히 화염병을 든 폭력집회가 문제라느니..데모따위 차막히고 시끄러운데 왜하냐느니
떠들어대는 인간들은 많으며..그런 사람들 중에서는 많은 이들이
스스로가 뉴타운 예정지에서 월세방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평소에도 드러워서 돈 벌어야지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하지만
세입자 입장이 되어보면 그걸 더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뼈저리게라고하니까 좀 쑥쓰러워진다..아무튼 울컥울컥할 때가 많다.)

물론 난 굉장히..그것도 아주 특혜를 받고 있는 축에 속하곤 하지만
특히 이사를 생각해야만 하는 요 몇주간 그깟 알량한 돈 2000만원..
아니 몇 십만원, 몇 백만원때문에 느껴진 분노와 의아함, 감수해야하는 불편은
아마 빙산의 일각 수준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세입자로서 당연히 보장받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따위란 만면에 미소머금고
굽신굽신거려야 겨우 선심쓰는마냥 받아낼까 말까한 수준이라는 걸
나이 30먹고 조금이나마 알게되니 그간 좀 헛살았다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런 것도 원래 구조가 그렇고 내가 잘 몰라서 처음 겪는 일이라서 그럴 것이리라..

화염 속에 스러져간 철거민들의 입장이 앞으로 절대 내 일이 되지 않을 순간이 되려면..
난 얼마나 더 타인을 뛰어넘고 쓰러트리며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