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공포영화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 2 에피소드 12 - 워싱터니안즈(Washingtonians,2006)

루다아빠 2007. 11. 1. 03:01

세계적 호러 거장 13인이 모여 만든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2의 에피소드 12 워싱터니안즈입니다.
80년대 TV시리즈 환상특급을 감독하였고..스피시즈2의 감독인 피터메덕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사실 이 감독의 영화는 하나도 본 것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 에피소드에서 보면 정치적 풍자 메시지를 통렬하게 잘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네요^^

       (언제나 정겨운 마스터즈 오브 호러 타이틀 화면..음악이 꽤 미스테릭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줍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주 내용은 주인공인 마이크 프랭크가 아내와 딸을 데리고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워싱턴주의 고향 마을로 돌아옵니다. 평소 미국 역사에 관련된 골동품 수집이 취미셨다는 할아버지답게 집안엔 많은 골동품들이 있는데 집안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조지 워싱턴이 사람 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적힌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때부터 정체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편지를 넘기라는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카니발리즘의 잔혹한 영상을 여과없이 표현해낸 잔혹도가 아니라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국부 "조지 워싱턴"이 알고보니 식인종이었다!!라는 음모이론이 베이스로 깔린 스토리라인입니다.
                               (어머나~세상에~~조지워싱턴이 카니발리즘을 즐겼다니~물론 픽션입니다.픽션..)

아무리 허구인 픽션이라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미국내에서 아주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인 초대대통령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는 소재임에도 등급외 상영관도 아닌 일반 TV에서 버젓하게 무삭제로 방영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군요ㅇ.ㅇ
만일 우리나라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에 관한 음모이론으로 드라마가 제작된다면..아니 그냥 상상도 안가네요..그런게 가능하기나 할까..
(사람 수십 죽인 독재자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도 소송걸고 거짓말이라니 어쩌고 하면서 왈가왈부하는 마당에..)

인육을 뜯는 광신도들의 저녁만찬장면은 꽤나 잔인해보이지만 은근히 유머러스해보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이영화가 공포 그 자체보다는 공포영화라는 장르를 빌려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정치영화이기 때문입니다.(영화 초반부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에서도 그 정치색은 강하게 드러납니다.)
실제로도 주인공은 기존 공포영화답지않게 자신이나 가족의 안위보다도 철저히 역사적 책임감에 너무나 충실하지요..가족들도 목숨이 위태로운 위협적 상황에도 그다지 공포스러워보이지도 않고..
특히나 경찰특공대의 진압장면은..영화의 완성도를 살짝 의심케 만들정도로 좀 허술해보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가장 최후의 장면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납니다.

미국 건국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톤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고 새롭게 바뀐 1달러 지폐의 인물은..
그러니까..새롭게 바뀐 인물이나 식인종이었다는 조지워싱톤이나..아니 오히려 더 최악인 걸지도??
"No Shit!!.."

그러고보면 호러영화는 가장 무섭지 않는 영화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호러영화를 좋아하다보니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이런 영화나 소설,만화를 자주보면 정신적이 피폐해진다. 그 엽기적인 걸 왜 좋아하느냐고 하는데..

사실 가장 엽기적인 것은 바로 현실 그 자체겠지요..도망갈 수도 꺼버릴 수도 없는..

없는 생화학무기 핑계대면서 무차별 폭격으로 민간인들을 죽여나가는 전쟁이라는 현실에 실체도 없는 국익을 위한 파병으로 동참하는 현실에 그야말로 무덤덤하게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엽기적인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