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그외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루다아빠 2007. 2. 13. 20:41
 손바닥만한 동네에 그것도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각양각색의 무도인들이 도장을 차려놓고서 파이를 서로 배분하려 들지만 갈수록 기존의 도장은 설자리가 좁아져가고 대중들은 새롭고 화려한 것에만 잔뜩 관심가지는 듯 하다.

 21세기에 와서 재화는 사실상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다 하나씩 나눠가져도 남을만큼 넘쳐흘러 수요에 비해 공급이 초과되어있는 시대에서 자본의 흐름은 느긋함보다는 신속함을 내실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분위기이니 어떻게 자본가만을 탓할 수도 또 소비자들 만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인 것 같다.

 동네 아이들이나 택견 김관장의 아들이자 수제자인 도령이 아버지의 곁을 떠나 검도로 그리고 쿵후로의 계속적인 변신을 꾀하는 것도 "무도"라는 본질을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 처해진 당장의 어려움을 가장 빠르게 그리고 멋지게 돌파해 나가고 싶은 욕구만이 먼저 앞섰기 때문이라 괘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도령이 처해있는 여러 주변 환경의 영향이나 무능력한(?) 아버지를 감안해볼 때 도령의 행동을 탓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이다.

 누구나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필연적이었을 과거가 있었고 그렇기에 그 과거나 현상을 이해치 못하는 상태에서 당장의 현상이나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해 결정해 버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거니와 함부로 해서도 안될 일이겠다. 더군다나 누군가를 책임지고 있거나 책임져 나가야할 입장에서의 사람이라면 더더욱이나..

 영화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최성국만의 개그이미지와 첫 번째 까메오 정도 이외엔 그리 곱게만 봐주기는 힘든 영화이다. 엉성한 편집으로 이야기는 붕 뜨고 한 턴씩 훌쩍훌쩍 뛰어넘지만 A-B-C가 확연히 드러나는 스토리이기에 알아서 이해하게 된다. 신현준의 코믹연기는 한 때 진지한 이미지만을 가졌던 그가 계속된 흥행 실패 속에서 성공으로 돌아선 것에는 코믹이미지로의 변신이 한 몫 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여전히 많이 어색하다. 권오중은 나름 코믹과 진지한 이미지가 적절히 섞여있는 배우같다. 참 벌여놓은 여러가지 문제들을 간단하게 덮어버리고 단순하게 행복함으로 이어지는 결말이나 마지막 까메오는 조금 오버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