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튼의 영화는 언제봐도 그만의 강한 색깔이 인상적이고 조니뎁의 마스크는 동화 속 주인공처럼 익살스럽게 보이면서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섬뜩함에 이것이 마냥 즐거운 환타지만은 아니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영화관에는 오랜만에 등장한 "아이들 영화" 를 구경시켜주기 위한 부모님들과 아이들로 시끌벅적하고 초콜릿이 마구마구 생산되는 공장신으로 막을 연 영화는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소설 속의 문체에서 팀버튼의 상상력으로 재탄생된 영상미는 그런 아이들의 동심을 충족시켜 주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마냥 찬란하고 순수하게만 이 동화를 바라보기엔 그의 연출엔 알게 모르게 다소 공포스러운 기괴함이 섞여 있습니다.
인형의 몸이 불에 타고 눈이 녹아 내리는 것이나 하나 씩 응징(?)되어 가는 아이들의 벌칙 장면, 사이코의 오마쥬는 마치 달콤함이 진하디 진한 초컬릿일 수록 그 숨겨진 쓴맛이 큰 것처럼 다소 섬뜩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흔히 이 영화에 대해 못된 아이에겐 벌을 주고 착한 아이에겐 상을 내린다..는 교훈적 의미를 강조할 수 있겠습니다만 꼭 그런 것 같지만도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윌리웡카는 부모란 존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억압하는 존재로 여기며 가족이란 관계와의 단절된 생활을 해 온 인물이었고 직원들의 배신으로 인해 사람 대 사람의 소통마저 끊어버린 자이기에 그가 이야기 내내 못된 아이들에게 행한 응징은 그들을 선도하기 위함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공장 견학이 끝나고 공장에서 처참한 몰골로 나오는 탈락자 가족들은 이제까지의 생활에 대한 후회라든지 앞으로 바르고 건강하게 살아가겠다는 의지보다는 아이들은 여전히 식탐과 만용이 가득하고 그 부모들은 그런 그 아이들에게 질려버린 표정들이 확연했습니다. 최소한 결과적으론 부모와 자식관계를 더 악화시켜 버리는 게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요.
따라서 아이들 교육상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볼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세상이 뭐라해도 사랑이 충만한 가정이 최고다 라는 가장 근본적 주제를 던져주고 있으니 이 영화는 아이들에게 보다는 어른들에게 교훈됨이 높은 영화 같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좋다가 아닌 그들을 대하는 사랑이 중요하다는 원칙론이죠.
덧글1 : 많은 분들도 같은 느낌을 가지셨겠듯이 저 역시 테입을 끊은 가위를 들고 있는 조니뎁=가위손이란 공식이 적용되더군요^^
덧글2 : 개인적으로 전작인 빅피쉬에서 표현된 한반도가 다소 우스꽝스러운 북한군과 부동산뉴스가 극비문서로 둔갑된터라(그것도 중잉일..까지만 적혀있었죠^^) 이번에는 혹시 했는데 아예 대한민국 국기는 등장도 않더라구요..후잉~
덧글3 : 역시 백색의 마법사 사루만~께서는 집을 통채로 이사하는 마법을 쓸 수 있군요!!
덧글4 : 개인적으로 느낀 것이지만 모두 다 똑같은 얼굴의 움파룸파족들이라도 여자 움파룸파족은 경리담당이군요..경리=여자라는 공식은 지울 수 없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