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게임COMICI
옛날 옛날 먼 옛날 게임이야기 -3부-
루다아빠
2005. 11. 7. 18:40
소위 차세대기기라 불리우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때가 국내에서 또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정용 콘솔게임기 시장이 가장 활성하게 이루어진 시기가 아닌가하고 생각이 듭니다.
많은 국내 유저들도 이 당시에 첫 콘솔게임을 시작한 사람도 꽤 많고,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더불어 세가의 세가새턴이라는 양대 차세대 머신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개인적으로는 이때 당시의 출시 게임들이 정말 주옥같은, 크리에이터들의 혼이 담긴 그런 게임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게임들이랄까요..요즘은 그런 게임들이 많이 없어졌죠..화려한 그래픽이나 비쥬얼이나 게임자체보다는 부가적인 요소들에 집중하는 붕 뜬 기분이랄까요..뭐..
세가사가 역대 가정용 콘솔시장 경쟁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기기가 1994년도에 출시된 세가새턴입니다.
초기버전은 이렇게 회색이었으나 이후 2.0버전에서는 투박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전체를 화이트로 바꾸고 파스텔톤의 버튼색깔으로 바뀌게 되죠..
삼성에서도 수입해서 삼성새턴으로 팔았으나 그 때 당시 어설픈 대일정책탓에 미주지역판을 수입해 들어와서 일판게임소프트를 돌릴 수 없는 무지막지한 단점을 내포하고 있었지요..ㅡ.ㅡ
그래서 이후 컨버터를 판매하기도 했으나 내수용 세가새턴과 가격경쟁에서부터 차이가 나고 컨버터의 귀차니즘등으로 유저들에게 외면받게 됩니다. 그래도 블랙의 중후함은 역시 남자의 로망은 블랙이다!!를 외치게 하더군요^^
아무튼 저도 처음으로 자력으로 게임기를 구입하게 된 첫 기기가 세가새턴이고 이 때부터 한달 용돈 아껴아껴가며 소프트들을 하나씩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만...그래도 학생 신분이라 소위 말하는 대작위주의 소장용 타이틀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게 되고 동시에 원래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려고 계획했던 친구녀석을 꼬드겨 새턴을 사게 만들어 타이틀을 서로 분배하여 사기도 하며 아주 즐겁게 게임라이프를 영위했습니다.
발매는 94년에 첫 발매됬지만 그당시엔 겨우 중2인데다가 사실 모든 콘솔들이 그렇듯이 처음 1년은 실험적 작품들이 대부분이거나 기기의 성능이 제대로 활용된 게임이 나오기 힘든 시기였지요.1년 뒤 부터 서서히 제작사들이 정상적 궤도에 오를 무렵엔 고교입학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터라 역시 접하기 힘들었지만 열심히 돈을 모으며 게임잡지로만 갈증을 해소하며 지옥같은 고입입시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마산,창원,진해지역에는 95년까지만해도 인문계 고교들을 연합고교라하여 합격커트라인이 꽤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체력장(20점)포함 200점 만점에서 185는 되야 안정적인 합격선이었기에 중3때부터 보충수업과 야간자율의 명목으로 11시까지 학교에 붙잡혀 있었지요..요즘은 다들 평준화가 되어서..괜찮을 듯 싶습니다.)
아무튼 본격적으로 시작된 96년부터 99년까지 거의 3년여간 플레이 한 게임들은 현재 나오는 그 어떤 게임들보다도 가장 즐겁게 그리고 온 힘을 다 바쳐(!)플레이 했었고 게임때문에 팔자에 없는 외국어 공부도 처음 시작했었지요^^(그래봐야 한국식한자 음독과 조사정도의 조합이었지만 그래도 대충 해석되는 걸 보고 일본어와 한국어가 꽤 유사한 구조라는 것이 신기했었습니다.)
이 차세대기시장은 가장 번성하기도, 가장 멋진 타이틀들이 쉬지않고 발매되는 한 편으로 국내의 정세는 그리 호의적이지 못했죠..서서히 일본문화 2차,3차개방이니 뭐니 하긴 했지만 16비트시절보다도 정식수입되는 소프트 양은 눈에 띄게 적었고 그에 따라 보따리상들을 통해서만 타이틀을 구매할 수 밖에 없다보니 말도 안되는 가격이 책정되는 예가 많았습니다. 파이널판타지의 최신작인 7의 경우는 초기가가 20만원도 훌쩍 넘을 정도였으니..거기다가 새 것 그대로가 손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고 전부 밀수를 위해서 오픈되었다가 국내에서 재 포장된 엄밀히 말하면 중고품들이 유통되는 현실이었죠. 그러다보니 각종 포인트카드나(그래봐야 못 쓰지만)사이드라벨등이 누락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럼에도 눈부신 발전과 정보가 공유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잡지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PC통신의 동호회의 활약이 가장 컷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역사 속에 사라진 이름은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등등의 014XX PC통신은 그간 숨어있던 분산되어있던 콘솔게이머들을 파란색 모니터화면앞에서 단결시켜주었고 각종 정보와 게임 팁,타이틀의 공동구매,오프라인 모임등으로 그 규모는 굉장했었습니다.go gamer가 아른거립니다~~^^
(이 화면을 기억하시는 당신~눈물을 흘릴 지어이다~~)
이 당시엔 등록된 모든 게시물들을 일일이 다 갈무리해서(캡쳐라고 하죠) 전화접속을 끊고서 텍스트뷰어로 읽고 다시 접속하곤 그랬습니다.전화와 PC통신을 동시에 쓰다보니 전화가 안됨은 물론 다음달 전화요금 고지서 때문에 맞아 죽을 뻔 한 적도 여러 번 이었거든요^^
세가가 다소 안일하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3D기능이 플레이스테이션보다 상대적으로 약하게 내놓은 탓에,그리고 고질적인 서드파티관리의 부재로 후반부로 갈 수록 소니와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됩니다.그래도 개발자 입장에선 엄청나게 고지식한 이 기계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그 잠재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타이틀도 많이 등장하여 올드게이머와 세가골수팬들에겐 열렬한 환호를 받게 되지만 시대의 대세였던 라이트유저들에게 어필함에는 실패하게 되죠.
결국 차세대기 시장에서 일인자의 자리를 소니에게 내어주고 세가는 심각한 경영난까지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게임유저 및 스타일도 뭔가 어렵고 심오한 게임들보다는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짤막하게 즐길 수 있는 형태와 비주얼위주의 보여주기 식으로로 변해가게 되고..그러자 저도 새턴 이후 게임에 관심이 점차 멀어지게 되더군요..(사실은 소니가 싫었어요..췌~)
그래도 새턴이 플스와의 경쟁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무수히 많은 걸작들이 양쪽에서 다 배출되었고 특히나 새턴의 컨트롤러는 역대 콘솔용 컨트롤러 중 가장 뛰어난 조작감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세심한 조작이 필수인 격투게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터라(거기다 6버튼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캡콤용 격투게임에 최적화였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2에서 전용컨트롤러로 따로 발매되기까지 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은 저도 다 처분하고 남은 건 비인기 타이틀 몇 종류 뿐이지만 그때의 추억은 아직도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사진과 함께요..

메가드라이브시절의 명작 샤이닝포스의 정통후속작 샤이닝포스3. 한 타이틀을 3개로 나누어 발매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 환영을 받았으며 전략RPG특성상 피할 수 없는 로딩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서 샤이닝포스팬들을 기쁘게 해 준 작품이죠.

폴리스노츠..코나미사의 어드벤처로 이 녀석 플레이하려고 친구 눈치봐가며 대사집을 통채로 프린트한 적이 있었습니다.(요즘같으면 학교 전산실에서 하겠지만 그당시엔 토너값이 좀 비쌌죠^^)

랑그릿사 시리즈!역시 메가드라이브 시절 명작의 후속작들로 새턴에서 이야기의 완결을 맺고 제가 좋아하는 게임 중 베스트 5에 듭니다.

유미미믹스..도트노가다 그림동화의 결정판이죠..이 돈안되는..그러나 크리에이터의 혼을 보여주는 작품은 게임아츠가 자주 했습니다 결국 힘은 힘대로 써도 돈은 안되는 탓에 지금은 에닉스의 산하에 들어가 버린 비운의 고성능크리에이터집단들이었죠..

새턴 말기에 등장한 새턴 최고의 RPG 그란디아..회사의 사활을 걸고서 만든 작품인 만큼 패미통 및 여러 게임잡지사에서 만점대의 평점을 받았음에도 판매율이 저조해 결국 회사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 비운의 명작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마작타이틀 시리즈인 스치파이입니다..뭐..보시다시피 빨간 딱지가 있는 것 입죠..

다크세이버..랜드스토커의 명성을 이어주길 기대했으나..그래도 나름대로..

건그리폰..저는 조작수준이 잼병이라..

가디언 히어로즈 새턴사면서 같이 산 첫 타이틀입니다 이후 팔았다가 다시 사기도 했지만 이 타이틀때문에 새턴 산 사람도 꽤 되는 걸로 알고 있을 정도로 지금도 중고가가 3~5만원에 거래될 희귀명작입죠.

아젤팬저드라군RPG..이것도 명작..(다 명작이래~)

그외 타이틀들..복사CD도 좀 있습니다.

이제는 이 타이틀들 전부 처분하고 없습죠..역시 어둠의 루트에서 이미지로 잘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만..
새턴은 제대로 된 애뮬레이터가 없지요..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