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먼 옛날 게임이야기..-2부
16BIT시절 이야기입니다..
가정용 콘솔플랫폼이 16BIT로 넘어온 것..아니 이제부터 16BIT시절이다라고 각인시켜 준 것은 일본세가의 메가드라이브가 출시되면서 부터였죠(국내명:삼성슈퍼겜보이 이후 삼성슈퍼알라딘보이로 개명..왜이리 보이를 좋아하는 건지..)
저는 이것에 대한 광고나 실물을 처음 접해 본 것이 1990년도 였습니다.
뭐랄까..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게임전문잡지라는 것이 출판되고 서서히 콘솔용 게임을 고집하는 "층"이 형성되는 시기가 대략 이맘때쯤 아니었나 싶습니다.어차피 일본에서 메가드라이브가 시장에 어느정도 위치를 잡은 것도 이 때니까요..
이후 1991년도에 아주 우연하게도 어처구니 없게도 메가드라이브를 손에 넣게 됩니다.(초등학생 신분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고 부모님설득에도 실패했기 때문이죠..)
저의 형이 반 친구로 부터 거의 사기에 가까운 수법으로 강탈해 온 것이지요..^^
(재믹스+롬카트리지15개와 메가드라이브+1개의 타이틀을 수의 논리를 들먹여 교환해 온 것입니다..ㅡ.ㅡ)
아무튼..뭐 덕분에..이래저래..넘어가시고~~
이 당시엔 게임을 하기 위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집에 와서 가지고 놀다가 다시 학교가고 하는 생활이 반복될 정도로 게임에 심취되어 있었습니다.물론 중학교로 넘어가면서는 좀 불가능해졌지만..
이럴수밖에 없었던 것도 방과 후에 하려면 부모님의 눈치때문에 자유롭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한 대 뿐인 TV는 안방에 있는 데다가 저녁시간엔 어머니의 드라마와 아버지의 뉴스 탓에 꿈도 못꾸고 밤엔 자야되고 주말 오전 오후에나 겨우 할까 말까..그것도 너무 오래하면 엄청 두들겨 맞았고..
게다가 당시 전반적인 게임 인프라나 사회 인식이 많이 부정적이였지요..
꽤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간질사건..즉,스트리트파이터를 하던 아이가 간질병으로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모시민단체에서 근거없는 주장을 들먹이며 엄청나게 공세를 펴댔었죠..전자파의 유해성이니 폭력성 짙은 장면에 뇌가 놀랐느니 뭐니..으음..
어찌됬든 이런 탄압(?)들에도 꿋꿋하게 형제가 합심하여 추석이나 설 명절 때 받은 용돈으로 새타이틀을 사거나 교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게임라이프를 영위해 가곤 했습니다.그러다가 우연히 그 때당시 엄청 유명한..지금도 전설로 남아있는 "대우 RGB모니터"를 공짜로 수급해와서 본격적인 "방콕"인생을 시작했죠..잠도 안자고 밤새워 게임하기..
16BIT 부터는 과거 아케이드 위주의 장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RPG위주의 게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꿔말하면 RPG라는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이 바로 이 시절이었습니다.
(샤이닝포스라고 일본어를 몰라도 명령어가 아이콘 형식이라 이해가 쉽고 전투위주의 진행방식이라서 즐겁게 플레이 했지요..물론 옆에는 공략집이 항상 있었습니다.)
16BIT 시절 주요 경쟁상대들은 세가의 메가드라이브,NEC의 PC엔진,그리고 가장 나중에 나온 닌텐도의 슈퍼패미컴이었지만 세 기종 중 가장 RPG타이틀을 왕성하게 내놓은 슈퍼패미컴이 최후 승자가 됬듯이 이 당시엔 RPG가 대세였습니다.
사실 PC엔진은 8BIT기반의 머신이라 16BIT시장이라 불리긴 뭐하지만 CD를 이용한 확장머신의 발매로 큰 인기를 끌었었죠. 무엇보다도 CD의 고용량을 활용한 도트애니메이션과 음성지원은 당시로서는 큰 화제거리였습니다!!
PC엔진과 CDROM의 통합형 머신 PC엔진 DUO..
(고전 명작 이스시리즈가 PC엔진으로 발매되며 주인공의 음성지원과 화면에 얼굴뜨는 게 어찌나 부러웠던지..T_T)
지금이야 MPEG4의 고화질 동영상이 당연하지만 90년도에는 일일이 한장한장 도트단위로 그린 그림을 애니메이션화 시키는 정도가 한계라(그것도 쓰는 곳이 거의 없고 게임아츠가 이후 거의 신기에 가까운 타이틀을 발매했죠 다이나아이랑이라고..아날로그의 승리입니다.)
여담이지만 PC엔진듀오는 대우에서 재믹스시리즈의 후속으로 수입한 적도 있죠..망했지만..ㅡ.ㅡ
아무튼 형제가 한 타이틀을 그것도 원플레이어 전용을 하다보니 서로 하려고 다툴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진 않았고 세이브를 이어서 하는 방식으로 나눠가면서 했죠..옆에서 구경하며 도와주기도 하고 공략 불러주기도 하고..뭐..
암만 공략만 보고 한다해도 서당개 3년이면 글을 깨친다고..미약하나마 히라가나와 카타가나를 읽는 수준정도는 되었지요..
뜻은 뭔지 몰라도 대충 저렇게 적어놓은 게 다른 게임에서 나오면 아~회복약이다~단검이다~라는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저렇게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던 저의 보물 1호 게임머신 메가드라이브는 처음 인연 맺은지 2년만에 중학생이나 될 녀석이 하루종일 오락만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망치에 의해 그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지요..T_T
(하루는 게임팩의 삽입단자 부분에 WD-40으로 손질 해주던 중 그날 따라 기분이 안좋으셨던 퇴근길의 아버지의 눈에 띄여 그만..흑흑흑T_T)
그러나 그게 끝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여러 악재들..즉, 사회의 싸늘한 시선이나 부모님의 압박,거기다 안그래도 일본과의 문화가 완전 개방된 시기도 아닌데 갑자기 강경한 정책(일본어가 들어간 제품은 수입자체가 금지되는 현상)까지 까지 터지고 하면서도!!
그래도! 그래도! 거의 목숨걸고 플레이 한 주옥같은 명작들..(샤이닝포스 시리즈 판타지스타 시리즈 선더포스 시리즈 엑스렌쟈 랜드스토커 등등..)은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가 않고..과거의 영광이자(?) 한(?)이 되어 가슴 속 깊이 묻어두고 묻어두다가..미성년자의 딱지를 벗어난 해에 자력으로 다시 사모으게 되더군요..^^
요즘은 애뮬레이터가 워낙 발전해서 간단하게 PC에서 플레이 해 볼 수 있습니다만..때론 어릴 적 코묻은 돈 한푼 두푼 아껴 사모으던 타이틀들이 클릭 몇 번으로 1분도 안되 저장되는 현상은 격세지감을 느끼게도 합니다..T_T
아..메가드라이브도 메가드라이브지만 그와 동시에 현대에서 슈퍼컴보이로 수입 된 일본 닌텐도사의 슈퍼패미컴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지요..가끔 주변 지인으로부터 빌려서 해 보았습니다만..그런데 별로 기억에 남는 게임은 없더군요..일본과 한국에서야 닌텐도와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가 대세였을 지 몰라도 저에겐 영 아니었습니다.
슈퍼패미컴(국내명:슈퍼컴보이)..이거 본 뜬 국산 패밀리 머신이 참 많았죠..
지나고 보니까 하는 이야기입니다만..국내에서는 충분히 슈퍼패미컴보다 삼성의 슈퍼알라딘보이가 시장우위성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현대는 하드웨어 수입이외에는 눈에 띌 만한 고객 마케팅이 거의 전무하다 시피 했었습니다.
그러나 삼성의 경우는 달랐지요. 정식 수입타이틀이 현대보다 월등히 많았고 한글메뉴얼은 기본이고 미약하고 늦은 감이 있지만 몇 몇 타이틀은 한글화가 이루어지기도 했죠..
또! 삼성 자체 개발 국산게임도 발매가 됬었습니다!! 우주거북선이라고..ㅡ.ㅡ
물론 여기엔 보따리장수 위주의 게임공급이 이루어진 국내의 열악한 게임시장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삼성이 조금만 더 열심히 해줬더라면 모르지요..하지만 단순 대행공급방식의 한계는 이후 차세대기전에서 확연하게 드러나지요..
그럼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관련사진-
제가 가지고 있었던 메가드라이브 초기버전 + 메가CD 2입니다. 메가드라이브는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지금의 버전과 좀 더 슬림한 그러나 음성출력단자를 제거한 두 번째 버전이 있죠 메가CD역시 프론트로딩방식의 버전과 탑로딩방식 두가지가 있었으나 프론트로딩방식은 잦은 고장으로 사장되고 탑로딩방식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아예 하드웨어적으로 합쳐놓은 원더메가가 있습니다만 가져본 적은 없고 실제 본 적은 있습니다.
사진은 제가 좋은 사람에게 인수해주기 전 찍은 것이지요..
어릴 적엔 꿈도 못 꿨던 고가 장비인 메가CD를 대학시절 용산등지를 뒤져서 얻은 후 또 용산등지를 뒤지고 뒤져서 찾아낸 고전 명작 타이틀입니다.(지금은 잘도 이미지로 떠서 돌아다니고 있더구만요..쳇..애뮬의 힘이란..)
저 타이틀 중 루나이터널블루는 지금도 레어아이템으로 바다건너 이웃나라에선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복사본입니다..메가시디 때는 딱히 복사방지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냥 복사하면 바로 플레이가 가능하죠..이건 비단 경쟁 상대였던 PC엔진 CD-ROM의 경우도 동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주거북선입니다..캡쳐가 잘 안됩니다만..밑에 제작 삼성전자 1992가 보이는군요..
거의 라이덴을 모티브로 한 것 같은데..재미는..없습니다..
샤이닝 다크니스..1인칭시점의 던전탐험형 RPG입니다 옆에 노트에 지도 그려가면서 플레이 한 기억이..
저런 형식의 게임이 그러하듯 난이도는 꽤 높습니다.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어드벤처 형식으로 원작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었죠..명작입니다..
저 엔딩 기억하시고 눈물 흘리시면 그대는 진정한 게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