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공포영화

데드얼라이브

루다아빠 2005. 9. 10. 22:27
제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으로 접한 좀비영화라고 하면 이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지금은 반지의 제왕으로 메이저급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 영화를 찍을 당시만 하더라도 피터 잭슨이란 사람이 그런 대형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었겠지요^^

실제 상황에서 사람이 잔혹하게 당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만큼 몸서리 쳐지는 일도 없겠습니다만 영화라는 매체에서는 왠지 모르게 코믹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눈 뜨고 못 볼 처참한 광경임에도 그 상황이 무섭다기 보단 우습게 느껴지게 하는 특유의 "연출"때문이겠지요.

영화에선 호러영화라는 타이틀 답지 않게 무거운 음악보다는 항상 밝고 경쾌한 음악이 주를 이루고 좀비의 광기를 약으로 다스려 길들인 다음부터 벌어지는 상식 밖의 일들 탓에 호러임에도 호러를 느끼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로메로 감독의 랜드오브데드에서 좀비들이 미약한 지능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하면 데드 얼라이브의 좀비들은 일정 수준의 포유류 동물의 지능정도를 갖추었다고 보면 될 정도로 나름의 의사소통기능과 욕구불만에 대한 항의(떼쓰기..)나 전투 중 불리할 경우 항복을 할 줄 아는 정도의 센스를 보여줍니다.(그것도 "직장"주제에 말이죠..^^)게다가 성욕까지 갖춘 좀비라니..애기좀비의 경우는 아주 사람을 갖고 노는 수준이죠..

아무튼 이 영화 이후로 한동안 좀비물만 고집스럽게 찾아 다니곤 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진지하고 다소 묵시록적인 내용의 영화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어느정도의 개그성향이 없진 않더군요.
아니 정작 연출자는 웃길 생각이 없었는데 저 혼자서 그렇게 받아들이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덧글1 : 공포영화라면 절대 못 본다는 친구녀석에게 코미디라고 속여서 보여주고 나니 이후론 다른 공포영화도 볼 수 있게 되더군요^^

덧글2 : 이소룡 신부님이 당하는 장면은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T_T

덧글3 : 지능을 갖춘 좀비를 언급하다보니 오래전에 무자막으로 본 어떤 영화제목이 도저히 기억이 안나는군요. 어느 일행이 산 속 외딴 집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집에 살고 있는 할머니에게 차례차례 죽임을 당하고(혹은 집자체에 의해 죽게 됩니다.)그리곤 생전에 있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대화도 가능하지만 무조건 적인 살의를 가지고 있는 좀비로 살아나게 되는 내용이었는데요..대화를 할 줄 아는 좀비라해서 참 독특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