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옵젝트..이야기는 타인과의 교류를 꺼려하면서도 타인과의 교류를 극도로 갈망하는..그러나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현대인의 자화상격의 이야기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짜 사람과 사람이 살을 맞대는 것이 아닌 사랑의 도구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한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저러나 국내 수입,배급업자들은 도대체 뇌속에 무슨 생각을 심고서 국내배급명을 "섹스마네킹" 따위로 변질시키고 포스터도 이상야리꾸리한 포르노포스터를 준비해놨는지 도저히 모르겠군요..
그냥 작품성으로 승부를 걸면 좀 먹혔을 것도 3류 포르노처럼 포장을 해놓으니..영화 감독이 한국에 와서 자신의 작품이 이따위로 허위포장되어 유통되는 것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나요..
그런데 호러라기보다는..그냥 일반 미스터리스릴러라고 보는 편이 더 낫겠군요..귀신같은게 등장하는 건 아니니까요..
주인공 케네스는 잘생기고 유능한 프로그래머입니다. 능력도 좋고 키도 그만해면 됬고 얼굴도 훤합니다만..문제는..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한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매일 옆집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이상한 사이트를 들어가는 등 관음증으로 자신의 원초적 욕구를 해소합니다. 우연히 회사동료의 소개로 섹스인형을 만드는 회사를 알게되고 주문을 합니다. 점점 더 그 섹스인형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엔 자신이 실제 맘에 두고 있는 여직원 리사와 똑같이 꾸며 진짜 인간처럼 대하기 시작합니다. 리사와 똑같은 옷, 똑같은 화장, 똑같은 머리스타일..그러다 리사와 사랑에 빠지게 되자 이제는 인형인 니키가 자신을 질투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히게 되고..그 압박감에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마네킹의 사지를 찢어발겨 내다버린 후 안정을 찾는 듯 하지만 자신과 마네킹(니키)의 관계를 리사에게 들키고 그로 인해 리사가 떠나가게 되자 그는 다시금 인형을 찾게되며 결국 파경에 이르게 됩니다..
영화는 외로움에 빠진 인간이 얼마나 처절하게 외로워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위 우스갯소리로 혼자놀기라고들 하지만 이제 케네스의 혼자놀기는 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아니 그건 꼭 케네스의 문제만이 아닌 소통의 부재가 만연한 현대인들의 모습같습니다..
세상사람들은 누구나 사랑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가 "서로" 사랑을 한다고는 할 수 없죠..
짝사랑도 있을테고..서로 사랑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어긋남은 항상 존재합니다..
대화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음에도..서로간의 교류를 차단시켜버려 스스로 외롭게 해버리곤 합니다..
그런면에서 누구도 케네스처럼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는 없습니다..
라스트씬에서 리사를 납치하여 그녀를 산 채로 박제로 만들려던 케네스의 계획은 순간의 방심으로 사태가 역전되며 실패로 끝나긴 하지만 뒤늦게 나타난 경찰의 총에 죽는 건 케네스가 아닌 리사입니다..
그대로 케네스가 죽었더라면 이런 한 사람의 외로움에서 비롯된 범죄는 단순히 미친사람의 헤프닝정도로 끝났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살았고..다시 또 그만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 줄 "인형"을 찾아 헤메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씁쓸하면서도..결국 이 문제는 어쩌면 절대로 쉽게 없어지지 않을 오히려 더욱 확산되고 더욱 심화될 문제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케네스도 그저 평범한 한 시민이었을 뿐이었고 또 정상적인 사랑을 쟁취하여 완성할 뻔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순간의 오해와 불신,그것으로 인한 파경..그것을 풀지 못한 것은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지 못한 케네스의 탓도 있지만 무턱대고 대화자체를 거부해버린 리사의 책임도 분명 있다고 할 수 있죠.
자신의 호의에 대해서 누군가가 거부해 버린다면 그 상대적 박탈감은 꽤 클 것입니다.그것이 오랫동안 외로움을 쌓아온 당사자라면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렇다고 영화처럼 광분하면 안되요~~)
저 역시도 이젠 소통을 하는 법을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 뒤에 올지도 모르는 그 "박탈감"이 두려워진 것 같습니다..
저 A형이거든요..T_T
덧글:그다지 생각외로 실리콘인형의 퀄리티는..별로군요..이런건 일본사람들이 정말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요..
스냅샷 몇장..
마네킹에 빠져드는 케네스..
같이 영화도 봅니다..으음..
진짜 사람인 리사와 좋은 시간도 보내죠.
그러나 점점 이상해져 가죠..마네킹이 질투한다고 생각도하고 마네킹에게 속박당해 갑니다..SM이라니..